목회칼럼

하나님의 임재 연습

youngsuk.YUN
2025-01-19

아내가 투병 생활을 시작하면서 부득이하게 집안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내는 지금까지 목회에만 전념하고, 은퇴 이후에나 설거지 등 집안일을 도와달라고 말해왔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기가 많이 앞당겨지게 된 것입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세탁기를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몰랐습니다. 설거지, 청소, 빨래 등을 하면서 주부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여서 집안일을 하는지, 가정 살림을 도맡아 하는 여성들이 얼마나 훌륭한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실상 아직도 아내가 많이 하고 있어서 빨래는 많이 해보지 못했습니다). 남편들은 아내의 수고를 알아주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아내만 건강해질 수 있다면, 가정 살림을 더 많이 해도 괜찮습니다. 그래서 설거지하면서도 아내를 위해서 기도합니다(아무 생각 없이 설거지에만 집중할 때도 많지만). 하나님이 저희 가정 안에 임재하시고, 그 간절한 마음을 헤아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아내와 함께하는 우리 가정 안에 하나님의 임재로 충만하고, 그분의 영광을 보기를 사모할 뿐입니다.

 

하나님의 임재를 충만하게 누렸던 로렌스 형제가 있었습니다. 그는 전쟁에 나갔다가 심각한 부상을 당하고 장애를 입었는데, 늦은 나이에 파리 근교 갈멜수도원에 들어가서 주방일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든지, 신발을 수선하든지 거룩한 성찬을 집례하듯이 정성을 다했습니다. 일과를 마치면 부엌바닥에서 오랜시간을 주님과 교제했습니다. 그는 그것을 ‘하나님의 임재연습’이라고 했습니다.

 

“삶에서 꼭 큰일만 해야 할 필요는 없다. 나는 프라이팬의 작은 달걀 하나라도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뒤집는다. 그 일도 다 끝나 더 할 일이 없으면 나는 바닥에 엎드려 하나님을 경배한다. 내가 그렇게 할 수 있는 것도 그분이 주시는 은혜 때문이다. 그러고 나서 일어날 때면 나는 어느 세상 나라 왕들보다도 더 큰 만족감을 느낀다. 설령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해도, 나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방바닥에서 티끌 하나만 주워 올릴 수 있어도 만족할 것이다.”

 

“하나님의 임재 연습은 기도 시간뿐 아니라 규칙적인 일과 시간에도 똑같이 적용되었네. 하루 종일, 매시간, 매분 마다 나는 하나님 생각으로부터 나를 떼어놓으려 드는 모든 것을 내 영혼 바깥으로 몰아냈다네. 내가 하나님과의 동행을 시작한 이후로 그 연습은 매일의 일과가 되었다네. 물론 그 연습이 주춤주춤해지고 굵직한 실수들로 얼룩지는 시간도 많았지만, 나는 아직도 이 과정들을 통해 커다란 축복을 누리고 있다네.”

 

로렌스 형제는 모든 곳, 모든 일에서 한결같았습니다. 예배드릴 때나 일할 때나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만이 그의 관심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의 삶 가운데 함께하십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그분께 초점 집중하고 있는가입니다. 매 순간, 어떤 상황에서든 그분 앞에 있다는 생각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도 하나님의 임재를 연습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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