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돌봄의 기본 원리

관리자
2025-06-01

서울 요양병원에서 며칠 지내고 나서 어느 날 자고 일어났더니 손등에 통증이 왔습니다. 점점 심해지더니 손을 쓰기도 불편했습니다. 저녁때가 되면서 손등이 퉁퉁 부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물건을 들기도 힘들었고, 매일 휠체어를 접어서 차에 실었다 내릴 때도 아픔을 참으면서 해야 했습니다. 아내를 돌봐야 하기에 손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가까운 정형외과에 가서 진료를 받았습니다. 손을 쓰지 않다가 무리해서 그런지 약해진 부분에 세균이 몰려서 그렇다고 했습니다. 매일 가서 물리치료를 받았고, 처방해준 약도 매일 빠짐없이 지침에 따라 성실하게 복용했습니다. 예전에도 가끔 몸이 안 좋을 때가 있었지만, 그렇게 곧바로 병원을 간다든가 성실하게 치료를 받는 성향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여유를 부릴 수 없습니다. 내가 아픈 상태에서는 아내를 잘 돌봐줄 수 없기에 어떻게 해서든 빨리 나아야 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삼사일이 지난 후부터는 다시 정상으로 돌아와서 문제없이 손을 쓸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도 처방받은 일주일 분량의 약은 끝까지 다 먹었습니다. 내 몸이 건강해야 아내를 돌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영적 생활도 돌아봤습니다. 우리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내가 영적으로 건강하지 못하면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의 가족들, 교회 성도들, 친구, 직장동료, 이웃 등 수많은 사람이 영적인 돌봄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믿음이 연약하거나 영적침체에 빠진 분들, 마음이 상한 분들, 불안, 우울증에 시달리는 분들, 여러 상황과 형편에서 고난을 겪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 우리는 가정이나 교회 공동체 안에서 서로 영적인 돌봄의 관계로 함께해야 합니다.

 

하지만 내가 영적 침체, 영적 곤고함 상태에 있으면, 다른 사람들의 영혼에 관심을 둘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의 선지자 엘리야도 심각한 영적침체에 빠진 적이 있었습니다. 광야의 로뎀나무 아래에 앉아서 “하나님, 나도 이제 할만큼 했습니다. 차라리 내 생명을 거둬가십시오. 하나님이 나를 죽여주십시오”라고 합니다. 이제 힘들어서, 두려워서 다 내려놓고 싶다는 겁니다. 힘들어서 사명도 내려놓고, 목숨도 포기하고 싶다는 겁니다. 극심한 두려움이 그를 낙심케 했고, 영적 탈진과 깊은 우울증에 빠지게 했습니다. 천사가 그를 찾아와서 어루만지고 위로하였지만, 또다시 호렙산 굴속으로 들어가서 벌벌 떨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능력으로 450명의 바알선지자를 부끄럽게 했던 엘리야 선지자였는데, 지금은 전혀 엘리야답지 못한 모습입니다. 그는 낙심해 있었고, 사명도 잃어버렸습니다. 하나님께서 세미한 음성으로 찾아오셨습니다. “엘리야야 네가 어찌하여 여기 있느냐?”

 

다시 일어나야 합니다. 내가 영적으로 건강해야 다른 사람의 영적인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십자가의 주님께로 나아가면 됩니다. 그분은 우리를 회복시키시기 위해 죄없는 사람으로 오셔서 죄인들을 대신하여 십자가에 죽으셨습니다. 왜? 우리의 치명적 상처를 치유하시고 자유와 기쁨, 평안을 주시기 위해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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